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게임들
체코의 하이퍼볼릭 마그네티즘에서 제작하고 유통하는 VR 전용 리듬게임인 비트 세이버(Beat Saber)는 이름처럼 두손에 쥔 컨트롤러를 이용해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리듬에 맞춰 노트를 자르는 간단한 게임이다. VR 게임들 가운데 가장 평가가 좋은 게임 중 하나이다. 그리고 두 게임은 XR 기술을 활용한 가장 성공적인 게임의 예시로 항상 평가되고는 한다.
2016년 7월에 출시한 포켓몬 고(Pokémon GO)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현실에서 나타나는 포켓몬을 잡거나 공유할 수 있는 게임으로 2020년 11월 기준 누적 매출액은 약 42억 달러(한화 약 4.8조)이며, CNN이 선정한 비디오 게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일본의 발명들 중 하나에 포함되기도 했다.
XR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 뿐만이 아닌, 컨트롤러나 신체의 움직임을 상호작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에서 제작한 아스트로 봇은 사용자의 행동이 요구되어 가상 세계를 더 넓고 깊게 즐길 수 있다. 2018년 더 게임 어워즈(The Game Awards)에서 최고의 AR/VR 게임 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XR 기술은 게임에 직접 적용되어 스마트폰용, 혹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용 게임으로 제작되기도 하지만, 오늘의 주제인 e스포츠에서 간접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늘은 e스포츠 문화와 XR 기술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e스포츠 중계와 XR기술
최근 많은 게임이 XR 기술을 이용한 중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관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기존의 중계보다 더 몰입감 있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AOS 장르에서 유명한 도타 2도 이러한 증강현실을 이용해 선수들이 사용하는 캐릭터와 맵을 증강하여 추가적인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혹은 스튜디오를 완전한 가상 스튜디오로 제작해 e스포츠 중계를 진행하는 때도 있다. 아래는 도타2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 스튜디오 콘셉트 영상으로, 프로게이머의 정보와 사용하는 캐릭터가 가상 공간 안에서 증강되고 있다. 최대한 게임의 디자인에 맞는 공간으로 설계된 것이 눈에 띈다.
비단 AOS 장르만이 아닌, 다양한 게임 대회에서 XR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아래는 일인칭 슈팅 게임(FPS)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대회에서의 모습이다.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여러 라운드가 반복되는 구조이기에 게임의 맵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해지는데, AR을 사용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XR 기술과 e스포츠
이처럼 XR 기술은 직접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게임 중계를 간접적으로 돕기도 하지만, XR 기술과 게임이 만나 하나의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게임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이다.
자사 게임 캐릭터들을 활용해 K팝 장르의 아이돌 K/DA를 만들어 게임을 홍보하기도 했다. 데뷔 1개월 만에 유튜브 1억 조회 수를 돌파한 바 있으며, 가상 아이돌의 인기가 현실의 아이돌 만큼, 심지어 그 이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라이엇 게임즈는 트렌드인 K팝과 자사 게임 콘텐츠를 합쳐 새로운 문화를 제작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위는 K/DA의 제작 비화 영상이며, 제작진들의 노력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후에도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전 무대에서 실제 노래를 부른 참여 가수들과 AR로 증강된 K/DA 캐릭터들을 활용해 오프닝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캐릭터를 만들고, 음악을 제작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독특한 형식의 공연 문화를 제시한 것이다.
맺는말
모든 게임은 규칙이 존재한다. 게임 내의 규칙은 게이머들의 상호작용 속에 이루어지며 이것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게임은 사용자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XR 기술이 있을 것이다. 게이브 뉴웰의 말처럼, 인터넷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변화시켰듯이, XR 기술도 우리의 삶과 밀접한 게임 문화를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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